캡틴아메리카의 심리적 양태 연구



    직접 작성했던 트윗타래를 그대로 옮김 https://twitter.com/TeamMissBong/status/744572575452299265


    자주가는 사이트에서 어떤분이 캡틴 관련 오피셜들을 정리해주셔서 읽고있는데 굉장히 흥미롭기도 하면서 슬픈 내용이 바로 캡틴의 우울증세와 관련한 것이다. 퍼벤저때 깨어났으니 퍼벤저는 제외하고, 어벤1때가 우울증 초기, 윈솔때가 우울증 중기라는데 내가봤을땐 둘다 초기상태같다. 뭐, 오피셜 설정은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그간 캡틴의 인생역정을 돌아보면 우울증이 생긴 것도 이해가 가는 것이다.

    -75년만에 깨어남->당연히 동결 전 지인중에 생존자가 거의없음->그나마 남은 페기마저도 치매에 걸려 오늘내일..

    -깨어났더니 종전. 그리고 세대차이를 뛰어넘은.. 세상부적응.

    -쉴드는 예전의 쉴드가 아님. 어벤1때 헬리케리어에서 하이드라 무기발견함

    세계는 너무 빨리 변해버려서 캡틴이 가진 고전적인(그당시 기준으로 꽤 진보적인) 가치들이 무너지고 선과 악이 불분명해진 것. 캡틴은 그 사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이가 시켜서', '해야되는 일'을 하게 됨. 특히 처음 만남부터 토니와 부딪히는데 같이 싸운 전우로서 친구로서의 정은 있으나, 자기의 가치기준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움직이는" 현대인 토니를 이해하지 못함. 이건 어벤2와 시빌워때까지도 이어짐. 뭐 이건 우울증과는 관계없을테니 제끼고... 하여튼 해야되기때문에 맡게된 일이 그냥 임무도 아니고 외계생명체 떼거지들이 지구침략하는걸 막아내는 일이었음. 그 토니도 죽을고비를 넘기면서 PTSD에, 나중엔 불안증세로 발전했는데 (토르제외) 다른 사람들이라고 안 그랬을리가 없다. 심지어 자기가 힘들었어도 자기 속이야기를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원래부터 없던게 아니라 있었던 사람들이 본인빼고 다 죽고 없어져서 무존재. 페기는 아프고, 주변엔 온통 자신을 우습게 보는 사람들, 이용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팬들속에서 살아감. 카운셀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아마 국민영웅이니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떠돌지 않을까함 그것조차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줬을지도) 어벤1때 전우들은 도통 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각자 갈길도 다르니..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이 점점 심해지는데 윈솔에서는 그런 것이 더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임무중에 옆에서 딴짓하는 블위도 못믿겠고, 럼로우와 스트라이커팀은 캡틴을 인정하지도않지, 캡틴수첩의 리스트를 보다시피 모든 사람들은 자기를 원숭이보듯 할거고, 그만큼 적응해야 할 일은 산더미라 지칠테고..


    그러던 중에 퓨리는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만 남긴채 자기 앞에서 죽어버림. 그 죽인 사람이 심지어 자기 소꿉친구고 걔는 또 캡틴이 목숨바쳐 없앤줄 알았던 적에게 세뇌당했다. 캡틴이 단순 우울증세만으로 끝난 것이, 그러니까 미치지 않은게 대단할 정도. 윈솔에서 팔콘을 처음 만날때 캡틴이 팔콘에게 무슨 말을 하냐면 "이젠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이 세상에 필요하긴 한 것인가"라는 말인데, 이 대사 자체가 우울증 환자의 대표 증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장기화된 우울과 무기력에서 오는.. 그나마 팔콘이 제대병사들의 자조모임을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또한 캡틴과 같은 개인적경험이 있었기에 둘이 마음을 터놓고 급속도로 친해진 것(팔콘의 전우는 팔콘이 보는앞에서 사망함). 캡틴에게 참으로 다행인 부분이다. 이는 시빌워때 팔콘이 맹목적일 정도로 캡틴의 편을 들어주었던 이유와도 이어진다. 죽은줄 알았던 친구가 살아돌아왔는데, 너무 오랜기간 세뇌당해와서 정신도 온전치 못하지만 그에게는 캡틴밖에 없었고 캡틴도 버키밖에 없다는걸 본인이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에.


    다시 캡틴이야기로. 윈솔에서 블위가 여자얘기 끄내는거는 단순히 여자 좀 만나요 할배가 아니고 캡틴에게 사람을 좀 만나고 단조롭기만 한 캡틴의 주변 분위기를 환기시키라는 뜻에서다. 아마 블위나 퓨리, 마리아힐 정도는 캡틴의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세상을 구하고 시빌워때 자기 친구도 제대로 구출해낸 캡틴이 참 대단하고 대견한 것이다. 시빌워의 캡틴을 '이젠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캡틴으로 해석할수 있고 나도 그렇게 해석하지만 그것뿐만은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캡틴은 깨어난뒤에 자기가 목숨바쳐 없앴다고 생각했던 적이 아군에 기생해 있엇다는 것을 알았다. 윈솔때도 그 잔당을 다 없앤것이 아니었고 그 잔당때문에 어벤2때까지 생고생을 했다. 거기다 죽은줄 알았던 자기 친구까지 세뇌당하고 이리저리 이용당했다. 그래서 시빌워 당시 윈터소르쟈를 구원하고 보호하는 것이 캡틴의 마지막 임무이자 자신의 할 일이라고 여겼던 것일테다.(실제로 영화내내 2년여간 버키만 겁내 찾았다고 계속 언급함) 그래서 토니가 "너 방패두고 가라"했을때 미련없이 버릴수 있었던 거겠지. 그러나 시빌워로 캡틴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ㅠㅠ 실제로 버키는 와칸다에서 기약없는 동면에 들어가게 됐으니... 캡틴의 고통과 고뇌는 계속 이어지겠지. 나는 앞으로 캡틴이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선택을 하게될지 넘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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